오늘의 본문
누가복음 21:34-36
34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지고 뜻밖에 그 날이 덫과 같이 너희에게 임하리라
35 이 날은 온 지구상에 거하는 모든 사람에게 임하리라
36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
본문의 배경: 그 날을 준비하는 오늘
누가복음 21장에서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전하십니다. 이때 제자들의 마음은 매우 복잡했을 것입니다. 눈앞의 예수님은 여전히 능력 있는 선생님이셨지만, 예루살렘을 향해 다가갈수록 짙은 긴장감과 두려움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곧 영광이 올까?’, ‘왜 예수님은 자꾸 고난을 이야기 하실까?’ 기대와 불안, 설렘과 막연한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때, 예수님은 다가올 고난과 세상의 종말을 말씀하십니다.
"뜻밖에 그날이 덫처럼 올 것"이라 경고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삶의 무게와 유혹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항상 깨어 있으라고 명령하십니다. 이 말씀은 제자들을 겁주려는 경고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이 진짜로 살아 있는 신앙을 품고, 혼란과 불안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서길 바라는 간절한 초대였습니다.
유진 피터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불안에 빠뜨리기 위해 종말을 이야기하신 것이 아니라,
오늘을 더욱 분명하고 살아 있게 살게 하시기 위해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먼 훗날의 ‘그날’을 공포로 기다리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일깨워 주기 위해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마음이 무거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하나님 앞에서 살아내는 것", "눈에 보이는 것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오늘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진짜 제자의 길이라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삶 나누기
1.지난 일주일 동안, 내 머릿속을 가장 많이 차지했던 생각은 뭐였나요?
마음이 둔해질 때 시작되는 위험
예수님은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둔해진다는 것은 단순히 무감각해지는 것을 넘어서, 하나님의 뜻에 민감했던 마음이 서서히 굳어버리고, 세상의 걱정과 즐거움에 무뎌져 가는 상태를 말합니다.
'방탕함'은 목적 없는 소비와 무의미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술취함'은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고 도피하려는 마음을 나타냅니다. '생활의 염려'는 눈앞의 문제에만 몰두하다가 하나님의 시야를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는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합니다. 끊임없는 정보 소비와 SNS에 빠져 하루를 허비하거나, 스트레스를 술, 게임, 쇼핑으로 풀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생존 걱정에 사로잡혀 하나님을 잊어버리거나.
C.S. 루이스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마귀는 거대한 죄악으로 인간을 넘어뜨리지 않는다.
오히려, 작고 사소한 무관심과 습관으로 천천히 영혼을 잠식해간다."
마음이 둔해지는 것은 대단한 사건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하루 한 번의 무관심, 한 번의 미루는 기도, 한 번의 작은 타협. 이것들이 쌓여 어느새 마음이 무거워지고, 하나님과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경고하셨습니다. "스스로 조심하라." 마음은 쉽게 둔해지지만, 회복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눔질문
1. 요즘 내 마음을 무겁게 하거나 둔하게 만드는 일상 속 '작은 습관'이나 '생각'이 있다면 하나 나눠볼까요?
(예: SNS 무한 스크롤, 끝없는 걱정, 반복되는 무기력 등)
2.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점점 지치게 만든 것들이 있나요?
(예: 스트레스 푸는 습관, 작은 타협 등)
3. 마음이 무거워질 때, 다시 하나님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깨어남'의 실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예: 짧은 기도, 말씀 한 구절 붙잡기, 산책하며 기도하기 등)
깨어 있기, 하나님께 시간을 내어드리는 삶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러므로 너희는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여기서 깨어 있다는 것은 단순히 졸지 않고 버티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영적으로 민감하게,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삶을 뜻합니다.
"항상"이라는 표현은 우리 일상의 순간순간이 하나님 앞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말해줍니다. 주일에만, 특별한 순간에만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을 인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활 신앙은 거대한 사건에 대한 환호가 아니라, 매일의 작은 삶 속에서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에 치이고, 분주함에 쫓기며, 쉽게 하나님을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항상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기도는 깨어 있는 영혼의 호흡입니다. 기도하지 않고는 깨어 있을 수 없습니다. 항상 깨어 있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을 구별해 하나님 앞에 머무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하루 중 잠깐이라도, 혹은 잠들기 전이라도 나를 분주하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시간을 떼어내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 이것이 깨어 있음의 실제적인 훈련입니다. 또한 순간순간 내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는 작은 기도들, 짧게라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세상 한복판에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사람들과 관계에 부딪힐 때, 지치고 무기력할 때에도, 다시 하나님을 인식하고, 그분 안에서 다시 숨 쉴 수 있습니다. 항상 깨어 있는 삶은 대단한 결단이 아니라, 매일 하나님께 내 시간을 내어드리고, 끊임없이 그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깨어 있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세상 가운데 오늘도 일하고 계십니다.
#나눔질문
4. "깨어 있기"를 방해하는 나의 패턴(분주함, 피곤함, 무관심 등)이 있다면 하나만 나눠볼까요?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께 드릴 수 있을지 함께 나눠봅시다!
5. 내 시간을 구별해 하나님 앞에 머물기 위해, 내가 시도해볼 수 있는 작은 습관은 무엇이 있을까요?
(예: 하루 5분 감사 기도, 출근/등교길 찬양 듣기, 잠들기 전 1분 말씀 묵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