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본문
빌립보서 4:4-7
4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5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6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항상 기뻐하라.” 그리스도인들에게 익숙한 명령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명령은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명령입니다. 기뻐하고 싶은데, 기뻐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분노할 일들이 생깁니다. 억울한 상황, 불합리한 현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우리에게는 짜증과 염려가 더 익숙한 감정일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성경은 “항상 기뻐하라”고 명령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항상 기뻐할 수 있을까요? 오늘 빌립보서 말씀을 통하여 그 비결을 배워봅시다.
#마음열기
1. 여러분이 생각하는 “기쁨”은 어떤 모습인가요? 웃음? 만족? 안정감?
기쁨은 상황이 아니라 ‘주 안에서’ 누리는 것이다
빌립보서는 옥중서신입니다. 바울은 감옥에 구금된 상황에서 빌립보 성도들을 향하여 “항상 기뻐하라”고 말합니다. 이 명령은 긍정적인 사고를 훈련하라는 명령이 아닙니다. “항상”이라는 단어는 얼핏 우리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들리지만, 바울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매를 맞고, 배고픔을 겪고, 옥에 갇힌 상태에서 이 말을 한 것입니다.
비밀은 “주 안에서”에 있습니다. 기쁨의 근거는 상황이 아니라, 우리를 붙들고 계신 주님과의 관계에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변치 않는 정체성을 가집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어떤 상황에도 떠나지 않는 사랑을 경험합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실패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소망을 붙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항상 기뻐하라”는 명령은 불가능한 명령이 아니라, ‘주 안에서’ 가능해지는 약속입니다. 바울은 스스로 기쁨을 지어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님 안에서 성령이 맺게 하시는 열매로서의 기쁨을 누리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나눔질문
2. 나는 지금 내 기쁨의 근거를 어디에 두고 있나요? 상황인가요, 아니면 ‘주 안에서’라는 관계인가요?
3. “주 안에서”라는 말이 여러분의 삶에서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기쁨은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이어지는 5절에서 바울은 기쁨이 단지 내 안에서 끝나는 감정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는 말씀은, 주 안에서 누리는 기쁨이 반드시 다른 사람을 향한 부드러움과 너그러움(관용)으로 드러나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바울은 중요한 근거를 붙입니다.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이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먼저, 주님의 현존과 임재를 가리킵니다. “주께서 가까우시다”는 말은 ‘주님이 지금 내 곁에 계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코람데오(Coram Deo)의 신앙’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모든 삶이 하나님의 눈앞에 드러나 있다는 의식입니다. 이런 점에서, 관용은 단지 온유한 성품이 아니라, 곁에 계신 주님을 의지하고 경외하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동시에,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는 말은 주님의 재림, 곧 종말론적 가까움을 가리킵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억울함과 불의가 영원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곧 주님이 다시 오셔서 심판하시고 회복하실 날이 임한다는 소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도의 관용은 주님 다시 만날 날을 준비하는 믿음의 행동입니다.
이처럼 바울은 기쁨이 개인의 감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현존과 재림의 약속 속에서 관용으로 드러나는 삶이라고 가르칩니다. 성령의 열매로서 기쁨은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나눔질문
4. 최근에 내가 끝까지 내 권리를 지키려 하다가 기쁨을 잃었던 경험이 있나요?
5.우리 공동체가 ‘기쁨의 열매’를 맺는 공동체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기쁨은 기도로 지켜진다
이제 바울은 기쁨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바울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염려를 기도로 전환하라고 가르칩니다. 6절 말씀은 염려를 억지로 누르고 참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염려를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라는 겁니다. 그러면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여기서 “지키시리라”는 말은 헬라어로 φρουρήσει(프루레세이)인데, 본래 군대 용어입니다. 로마 군대가 성벽을 지키듯,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마음과 생각을 철통같이 파수한다는 뜻입니다.
염려가 우리의 마음을 공격해 올 때, 두려움이 생각을 뒤흔들 때, 낙심이 마음 성벽을 무너뜨리려 할 때, 하나님의 평강은 마치 군대가 성을 지키듯 우리 내면을 보호합니다. 그래서 기도는 단순히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의 평강이 내 안에 들어와 내 마음을 군대처럼 지키도록 하는 행동이 됩니다.
기쁨은 기도로 지켜집니다. 성령이 주시는 기쁨은 기도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평강으로 완성됩니다.
#나눔질문
6. 최근에 염려가 내 마음을 점령하려 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때 내가 기도로 하나님께 맡겼다면, 하나님의 평강이 내 마음을 어떻게 지켜주셨을까요?
결론 – 성령이 주시는 기쁨을 붙들라
바울이 말하는 기쁨은 감옥에서도 누릴 수 있는 기쁨이었습니다. 그것은 환경이 아니라 주 안에서, 성령께서 우리 안에 맺으시는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쁨은 관계 속에서 관용으로 드러나고, 염려 대신 기도로 지켜지며, 하나님의 평강으로 완성됩니다.
사랑하는 청년 여러분, 여러분은 성령의 열매인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까? 환경 때문에 무너지는 행복이 아니라,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을 붙들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 기쁨이 여러분의 삶과 관계, 그리고 기도의 자리에서 드러나기를 축복합니다.